환상 자유도 Fabfilter FX

EFX 플러그인은 이미 그 음향 품질이 꽤나 상향평준화 된 듯 하다. 그러나, 군계일학은 있는 법. 몇 년 사이 등장한 많은 플러그인 제작사 중에서 인상적인 브랜드로 Fabfilter를 빼놓을 수는 없다. 극적으로 자유롭고 막강한 Modulation 메트릭스, 최고라고 부르고 싶은 Filter의 느낌, 발빠른 VST3 지원.

그들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Volcano2, Timeless2, Pro-C를 모은 FX Pro Bundle에 대해 간략히 이야기 해본다.

 

 

 

필터 Volcano2

필터 플러그인이다. 한마디로 시장에서 그동안 보기 드문 제품이다. 플러그인으로 정말 이렇게 기분좋게 날카로운 필터링이 된다는 것이 너무나 기쁘다. 그림을 보자.

크게 나누어 상단의 직접 필터 설정 파트, 하단의 Modulation 소스 파트, 가운데의 Modulation 소스와 타겟의 Link 동작 설정 파트, 이렇게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최상단은 프리셋 관리, 최하단은 Setup 파트들이다.

이 제품의 첫번째 장점은 더없이 뛰어난 필터 사운드 퀄리티이다. 각 파라메터를 서서히 변화시켜보면, 매우 부드럽게 그 변화값이 연결이 되는 것이 느껴진다. 두번째로는 강력한 자유로움이다. 대부분의 플러그인들과 달리 Fabfilter의 신작들은 모듈레이션을 위한 Matrix가 짜여진대로 고정된 것이 아니라, 필요에 따라 얼마든지 추가하고 서로 복잡하게 엮는 것이 가능하다. 이러한 자유도는 이 제품이 단순한 Filter 플러그인을 넘어 창의적인 비장의 무기가 될 수 있게 하는 1등 공신이다. 그리고, VST3를 지원하고 있어서 VST2 까지 불가능했던 외부 Side-Chain의 활용이 가능하다. (예전에도 Quad 채널을 활용하여 가능은 했지만, 그 번거로움에 짜증만) 마지막으로, 이 놈은 아날로그 하드웨어 필터처럼 자가발진(Self-Osc)까지 시뮬레이션 한다.

4개의 필터부, LR-MS 방식 컨버젼 내부에서 가능. 11종 필터, HP/LP/BP, 옥타브당 12dB/24dB/48dB

XLFO, EG, EF, MIDI 4가지의 모듈레이션 엔진 (여기에 외부 Side체인, MIDI신호를 소스로 할당 가능)

모듈레이션 소스엔진의 대부분의 값을 Filter의 모든 파라메터의 컨트롤 소스로 사용할 수 있다. (무제한)

→ 상상을 넘어서는 활용도: Filter, EQ, Wah, Flanger, Comp, Gate, Dist, Delay, Synth, Arppegiator ...

유일한 단점이라면, 이 모든 기능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동작하므로, Filter의 각 파라메터들이 어떤 일을 하는 것인가에 대해서 비교적 정확한 이해가 우선되어야만 이 플러그인을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조정 할 수가 있다는 것이다. 즉, 처음 접할때 '어렵다'는 기분이 든다는 점. 하지만, 그래도, 꾹 참고 극복해보자. 완전하게 핸들링 하게 되면, 마치 플러그인 하나를 새로 디자인 하는 일에 가까운 자유로움을 줄 터이니.

모듈레이션 소스를 조종하고자 하는 파라메터에 할당하는 방법은 마우스 Drag & Drop 이다. 좌 그림처럼 끌어다가 원하는 파라메터에 놓으면, 우 그림처럼 중앙에 어떤 식으로 연결이 되는 지를 표기하는 항목이 생성된다. 그 다음 제어 값이 어떻게 작용 할 것인가 방향(+/-)과 변화 정도(Level)를 설정해 주면 된다. 이러한 모듈레이션은 소스 vs 파라메터가 반드시 1대1로 대응하지 않아도 된다. 얼마든지 중복이 가능하다.

 

 

딜레이 Timeless2

한 눈에 보아도 Volcano2와 매우 닮았다. 사실 디지털 음향 처리라는 것은 거의 대부분 Filter 기술에 기반하는 것이다. (Filter를 어떤 식으로 어떤 조건으로 핸들링하는 가의 모음이라고 보면 된다.) 뛰어난 Filter 기술을 가지고 있기에 Fabfilter의 제품들은 필연적으로 퀄리티가 다들 좋다. 그리고, 통일된 UI와 뛰어난 그래픽 디자인에 있어서도 제작자가 가진 눈이 뛰어나다는 것이 느껴진다. 

'딱히 이것은 딜레이라는 점이 Fabfilter와 다르다.'라고 말해도 될만큼 닮았다. 기본 구조는 딜레이 파트, Volcano2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Filter 파트. 그리고, 모든 것에 대한 모듈레이션 파트로 구성된다.

인풋파트: 스테레오 딜레이, LR 크로스 피드백 값을 별도 조정 가능, DAW Sync 가능한 딜레이, 2가지 (Tape / Stretch) 딜레이 타입, Delay Freeze 기능(특정 구간을 잡아 반복 딜레이. Freeze를 켜면 유입되는 소스는 Delay가 걸리지 않은 채 Bypass되고, 버튼이 눌려진 시점의 딜레이 버퍼에 담긴 소리만이 계속해서 반복 딜레이 된다.) 실시간으로 핸들링 하여도 딜레이 파라메터의 변화가 음향적으로 매우 자연스러움.

모듈레이션: Volcano2의 4가지 Mod 소스에 XY 콘트롤 추가(터치 패드를 사용한 실시간 컨트롤에 최적)

VST3의 Side-Chain을 활용하여 Ducking-Delay 같은 테크닉을 손쉽게 구현가능하다.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딜레이 타임 라인의 구현 역시 간단하다. (프리셋을 선택한 후에 기본적인 딜레이 타임 정도만 Sync 맞춘 후에, XY 패드를 추가하여 실시간 컨트롤 해보자.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추가적으로 플러그인 화면의 정중앙 하단을 보면 Channel Mode를 LR과 MS로 선택이 가능하다. 내부에 LR-MS 컨버젼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별도의 추가 Tool 없이 MS모드의 Delay 이펙트도 가능하다.

Tape 방식과 Time-Stretch 방식의 2가지 딜레이 엔진을 선택할 수 있다. (실시간 파라메터 변화에 매우 자연스럽게 대응하므로, 딜레이 타임을 실시간 컨트롤 하면 Delay-Time에 따라 Pitch가 영향 받는 Tape 방식의 경우 Scratch 효과까지 가능하다. Time-Stretch 방식은 Pitch 영향없이 속도만 변하는 모드) 사운드 망가짐의 느낌이 꽤 좋다.

 

 

 

컴프레서 Pro-C

앞의 두 플러그인과는 조금 접근이 다르다. Comp 프로세서의 용도가 다르니 그렇겠지만... 그래도, 조금은 모듈레이션이 가능하도록 만들어도 좋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무채색의 컴프라 할까? 개인적으로 Comp를 색상을 준다는 느낌으로 사용하는 때도 많은 지라, 이 놈은 그런 점에서는 좀 아쉽다. 하지만, Expert 모드의 섬세한 Side-Chain 옵션은 왠만한 다른 제품과 차별성을 갖는 뛰어난 기능이다. 대략적인 파라메터들은 다들 아실만한 것들로 특별한 것이 없으므로 패스.

기본 모드에서는 들어오는 시그널과 나가는 시그널, 그리고 컴프가 동작하는 그래프가 실시간으로 표시되며, LR링크된 상태로만 컴프를 조작이 가능하다. 이 디스플레이는 컴프에 익숙치 않은 입장에서는 매우 유용하다. (물론, 궁극적으론 귀로 판단해야하지만) 다들 가지고 있는 Auto-Makeup 이나 Auto-Release는 기본장착하고 있다. VST3 지원으로 외부 Side-Chain 가능한 점이 Comp로써는 중요한 메리트이다.

Expert 모드를 활성화 했을 때(위 그림)는, 내부적으로 LR-MS 컨버젼 기능이 있어서, 사이드 체인 시그널을 내/외부 LR 및 MS 채널에서 가져올 수 있다. 사이드 체인에 걸리는 단순한 Filter의 UI도 매우 직관적이고 좋다. 개별 버튼 하나까지도 외부 MIDI 신호로 컨트롤 가능한 것 역시 큰 매력이다.

하지만 Brickwall-Limiter 라던지, Saturation, Look-ahead설정, 직/병렬 조합 컴프레션(Volcano2의 Filter부 처럼), Ratio 1 이하의 설정(De-Comp 불가), Transient를 핸들링 할 만큼의 극단적인 파라메터 값의 설정... 과 같은 보다 다양한 조합의 가능성을 위한 기능이 없다는 것이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왠지 추후 이러한 기능들을 모듈식으로 이리저리 엮을 수 있는 차기 버젼이 나오지 않을까 마구 상상해 본다. 왜냐면 Fabfilter 니까 ...

 

결론

기회되면 무조건 써보자. 그냥 그렇게 말해보고 싶다.